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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영상 | 2010/11/21 23:50
용산 CGV에서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을 보고 왔습니다. 개봉관 수가 적고, 교차 상영해서 그런지 상영횟수가 적어 시간 맞추는데 좀 고생했네요. 예매했다 취소했다, 좌석 위치가 마땅치 않아 다른 곳에서 볼까 고민했다가 타이밍 좋게 가운데 줄 중앙에 취소된 자리가 나와서 허겁지겁 달려가서 봤음...;;

흥행성적이 별로라는 둥 극장에 따라서는 간혹 좌석이 텅텅 비었다는 얘기도 주워들은 것 같은데, 주말인데다 위치 좋은 용산이라 그런지 만석이더군요. 극장에 사람이 가득 찬 건 뭐 좋은 일이긴 한데, 그에 비례해서 어수선한 극장 분위기를 감수해야 하는 건 좀 슬퍼요. 팝콘 씹는 소리라든가, 일행끼리 쫑알거리는 소리라든가.

그 중 특히 신경에 거슬렸던 두 케이스. 오른쪽 좌석에 4인 가족이 떡하니 자릴 차지하고 있었는데, 처음엔 아이들이 야단법석 떠는게 아닐까 좀 걱정했지만 오히려 복병은 그 가족의 가장이더군요. 이 아저씨, 원작을 봤던 애니를 봤던 이미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는 듯한데 상영내내 가족들에게 쫑알대면서 설명을 해대는 게 상당히 거슬렸음요. 근데 부부가 아이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관람하던데 아이들 표를 안끊은건지, 아님 지정좌석이 너무 동떨어져서 그냥 무릎에 앉힌건지 좀 의문. 그리고 뒷자석 청년이 자꾸 발길질을 해대서 좀 짜증나더군요...;; 나가토의 귀여운 모습에 흥분하는 건 좋은데, 엄한 사람 괴롭히지 말고 좀 자제 하쇼.

각설하고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끄적끄적. 인기 라이트 노벨인 작품인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중 네 번째 이야기인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따라서 이전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아야 이해가 가는 물건인지라, 극장판만으로 작품을 즐기기엔 좀 무리라는 게 단점이겠죠. 어차피 원작 및 애니 팬 층을 노린 작품이니 대부분의 관객은 사전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겠지만요. 저 같은 경우는 TV판 1기만 제대로 봤는데, 이해에 큰 무리는 없더라고요.

이번 극장판의 히로인은 작품 최고 인기 캐릭터인 나가토 유키. 그녀의 귀여운 모습을 보기 위해 표를 끊은 팬들도 상당히 많으리라 여겨집니다. 소실 버전의 소심한 나가토의 서투르고 어수룩한 감정 표현이 본래의 쿨시크한 모습과 대비돼서 참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그러나 이미 쿈 마음속에 하루히의 존재가 너무도 확고히 들어차 있어서, 유키를 돌아봐 주질 않는다는 게 좀 안습. 하긴, 하루히 뿐만 아니라 SOS단 동료들 전체를 상대로 소실의 나가토가 승리하기는 좀 힘들어 보이더군요. 극 중 쿈은 하루히를 비롯해 원래 세계의 동료들을 애타게 갈망하니...

중반에 등장하는 코요엔 학원의 하루히, 긴 생머리랑 교복이 예쁘네요. 첫 등장 때 무료하고 따분해 보이던 코요엔의 하루히가 쿈과 만나서 생기가 도는 모습을 보니, 누가 뭐래도 하루히 짝으로는 쿈밖에 없겠구나 싶기도 하고. 쿈도 투덜투덜대면서 하루히에게 휘말렸지만, 잃고 나서야 정말로 소중했다는 걸 깨달았잖아요. 쿈과 하루히, 한 쌍의 바퀴벌레 인증. 딱 그런 느낌.

타임 트래블을 통해 과거와 미래의 사건이 교차되고, '미래의 쿈'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는 전개는 좋았네요. 과거에서 모든 일을 매듭짓고 세계를 확정하는 것은 '미래의 쿈', 그리고 그걸 결정하는 건 쿈의 의지. 이미 일어난 과거긴 하지만 아직 가능성은 열려있고, 그리 머지않은 미래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 현재의 세계를 확정하겠다는 쿈의 독백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나저나 상영시간이 참 길었어요. 영화 시작전 기나긴 광고까지 합해 거진 세 시간 가까이 않아있었더니 허리가 배기더군요. 원작을 고스란히 옮겨 놓아 좀 불만이란 평도 보이는 것 같은데, 그래서 그리도 상영시간이 길었던가... 뭐, 원작 중시 쿄애니 다운 모습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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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에덴 극장판1: The King of Eden
영상 | 2010/02/03 01:06
몇몇 CGV와 프리머스에서 상영중인 『동쪽의 에덴 극장판1: The King of Eden』을 관람했습니다. 상암에서 조조 시간대에 땡겨야 하나 생각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용산 CGV에서 평일 밤시간대에 보게 되었네요. 솔직히 그리 지명도 높은 작품은 아닌 것 같은데, 정식으로 극장 상영을 한다는 게 살짝 어리둥절한 느낌.

60발의 미사일을 요격해 폭격을 저지하고 나서 홀연히 자취를 감춘 타키자와의 행적을 좇는 사키. 사키는 그가 남긴 단서 하나만을 의지해 기억을 잃은 타키자와와의 재회를 이룹니다. 미사일 요격사건으로 인한 악영향과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 달라.'는 타키자와의 의뢰를 수행하는 쥬이스의 행동, 이를 견제하는 다른 세레손의 움직임으로 일본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시시각각 타키자와를 노리는 마수가 드리워지는데...

TV판 엔딩에서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라, TV판을 안 보신 분들은 어리둥절하실 듯합니다. 극장판에 관심 있는 분은 TV판 먼저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TV판에서도 그렇고 극장판에서도 그렇고... 기억을 잃어도 타키자와는 타키자와. 그 성격 어디 안가나 보네요. 타키자와와 사키 커플 외에도, 타키자와를 돕기 위해 온 힘을 쏟는 동쪽의 에덴 멤버들과 타키자와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 쿠로하, 타키자와의 뒤를 좇으며 괴팍한 짓을 해대는 No.6, 뒤에서 음모를 꾸미는 No.1과 No.2 등 쉴새 없이 이어지는 사건과 여러 인물의 활약 덕분에 지루할 새가 없었네요.

특히 극장판에서는 각각의 세레손을 보좌하는 개성 넘치는 쥬이스들이 인상적입니다. TV판에서는 1화에서 No.1과 쥬이스의 대화 부분을 보고 있자면 No.1과 No.9(=타키자와)을 서포트하는 쥬이스와 동일개체인 듯한 인상을 풍기는 데다, 각각의 세레손과 대화하는 쥬이스의 말투가 다 동일하고, 이야기 막바지에 쥬이스 본체가 눈앞에 있다고 굳게 믿고 세상 손에 다 넣은 듯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No.1을 보고 당연히 세레손 게임을 이끄는 쥬이스는 단일 개체일 거라 생각했는데... 극장판에서는 각각의 세레손에 붙는 쥬이스는 성격도 다 제각각으로 표현하여 각기 개성을 부여해 개별성을 강조하더군요. 게임을 관리하는 쥬이스는 모두 개별개체로 각 쥬이스마다 한 사람의 세레손만을 담당하는 모양입니다. 즉, 쥬이스는 세레손 숫자대로 총12대 존재했나 보네요. 극장판 막바지에 No.1의 음모로 몇몇 쥬이스가 잠들긴 했지만...

극장판1편은 이제 일이 본격적으로 돌아간다... 싶은 부분에서 컷. 타키자와와 사키가 일본에 돌아가면 이야기가 긴박하게 흘러갈 것 같습니다. 쥬이스로 인해 이누마란 존재로 덧씌워져 지워져 가는 타키자와의 흔적과 이로 인한 여파, 얍삽하게 몇몇 쥬이스를 제거하고 타키자와의 공적을 가로채 이런저런 일들을 꾸미는 No.1의 음모, 쥬이스가 침묵하기 전 수리된 No.2의 의뢰, 독기 품고 돌아온 No.10의 역습 등... 이런저런 고난을 타키자와와 사키가 어찌 헤쳐 나갈런지... 그 외 Mr.Outside와 세레손 게임의 진의도 궁금하고요. 완결편인 극장판2편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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